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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대출과 관련한 규정이 바뀐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규제 일변도를 보여줬던 대출 관련 정책이 올 들어 완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부터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나온 제도가 6월 종료됐다.

7월 1일부터 주요 은행들과 일부 보험사들은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대출자의 ‘연봉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없앤다.

이로 인해 하반기에는 신용대출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범위가 심사에 따라 최대 연봉의 2배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 16일 ‘새 정부 가계대출 관리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 방안’에서는 규제 완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용대출 한도 제한은 규제를 연장하지 않아 완화된 케이스라면 지난 16일 발표한 정책은 새 정부가 구상한 대출 규제 완화의 본격 스타트로 볼 수 있다.

 

중심 내용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풀어주고 DSR(소득 대비 총 원리금 상환 비율) 산정 시 청년층의 장래소득을 반영한다.

주택금융공사 정책 모기지의 50년 만기 상품을 도입해 대출 한도를 확대한다.

‘새 정부 가계대출 관리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 방안’을 살펴보면 대선 당시 공약사항에 있었던 내용으로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에는 LTV(집값 대비 대출금 비율)를 8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지역과 주택 가격에 따라 LTV 50~70%가 적용되었지만 앞으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은 지역, 주택 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된다. 대출한도는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어난다.

 

청년층의 대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바뀐다. 3·4분기부터 DSR 산출 시 청년층 장래소득 인정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대출 시점과 만기 시점의 소득(고용노동통계 기준)을 단순 평균해 장래 소득을 산출하지만 앞으로는 대출 시점부터 만기 시점까지 연령대별 소득 흐름을 평균 내는 방식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20대 초반의 경우 미래 예상 소득 증가율이 38.1%인데 제도가 개선되면 51.6%까지 늘어 20대 무주택 근로자를 가정했을 때 현재 소득 연 3,000만 원이지만 미래 소득을 4,548만 원으로 보고 최대 3억 3,760만 원의(연리 3.5%, DSR 40%, 30년 만기, 예상소득 증가율 +51.6%) 대출한도가 책정된다. 이전에 계산방식이라면 대출한도는 2억 2,269만 원이 된다. 

 

취약 차주 보호 정책도 내놨다. 오는 8월부터는 보금자리론, 적격대출과 같은 정책 모기지도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최장 40년인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월 상환 부담이 낮아지고,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용 대상은 만 34세 이하 또는 7년 이내 신혼부부다.

정책 모기지를 체증식 상환 방식으로 확대해 청년층 상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체증식 상환 방식은 대출 초기에는 상환하는 원금이 적고(이자 비중이 큼),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상환하는 원금 규모가 커지는 방식으로 매월 원리금 증가한다. 

 

바뀌는 정책을 살펴보면 젊은층을 겨냥한 규제 완화가 뚜렷해 무주택자, 20~30대 내 집 마련 환경은 더 좋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조건을 봤을 때 젊은 층, 신혼부부가 좋아할 만한 주거지, 중소형 면적의 아파트가 하반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집값이 약세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어 규제 완화로 인한 즉각적인 매수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택 담보와 달리 신용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것은 전세자금 마련에 상당 부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 임대차 3법에 따라 2년 전 시행된 이후 계약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은 8월 이후 시세에 맞춰 크게 전세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규제지역에서 시세 9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선 전세대출이 어려워 신용대출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 완화가 시장을 자극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여전히 시장에는 DSR 규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적용된 현행 DSR 규제(2단계)는 총 대출액이 2억 원이 넘으면 원칙적으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관련 규제가 더 강화되는 셈이다.

하반기부터 새롭게 대출을 실행해 총 대출액이 1억 원이 넘는 차주는 강화된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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