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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재개발·재건축, 부동산의 황금알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이렇게 구분하자

Q.  재건축과 재개발 중 사업속도가 빠른 것은 무엇인가요?

A.  사업 성격이 조금 달라 단정지어 얘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민간주택 사업 성격이 짙은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 이상이 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고, 공공사업의 성격을 가진 재개발은 사업가능연한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넓은 구역을 대상으로 진행해 전체 주택의 노후도를 따져야 합니다.

 

‘동네 주변 △△아파트가 재건축한다던데 나도 한번 사볼까?’

부동산시장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마음속으로 떠올렸던 생각일 것이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가 명품 주거촌으로 변신한다는데 혹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재개발인지 재건축인지 먼저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사업추진방식이나 절차, 전매시기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먼저 두 사업은 모두 낙후되거나 노후된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에 속한 것은 맞다. 최신형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도 5~10년 이상 오래 사용하면 성능도 떨어지고 잔고장도 많아져 차라리 고쳐 쓰기보다는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주택이라는 상품도 30년 이상 오래 사용하다 보면 새롭게 건설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다만 두 사업은 사업범위나 성격이 많이 다르다. 우선 재건축은 사업지 주변 도로나 공원 등 기반시설은 양호하지만 아파트 자체가 노후되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등의 노후 공동주택이 그 대상이다. 서울에서는 주로 강남권에 재건축 사업장이 많다. 최고 50층 높이로 사업을 추진 중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해 강남구 대치동은 은마아파트나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가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이와는 달리 재개발은 낙후된 지역에 도로나 공원, 상ㆍ하수도 등과 같은 기반시설을 새로 정비하고 주택을 신축해 주변 주거환경과 도시경관을 모두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민간 주택사업의 성격이 짙은 재건축과 달리 공공임대주택 공급, 세입자 주거대책비 지급 등을 한다는 점에서 공공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재개발 지역은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연립, 원룸 등이 밀집되고 협소한 곳이 많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대표적으로 용산구 한남뉴타운,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동작구 흑석뉴타운 등이 꼽힌다.

 

안전점검 필요한 재건축ㆍ재개발은 추진범위가 넓어

두 사업의 사업가능연한이나 추진절차도 다르다. 재건축은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최장 40년이던 사업가능연한을 30년으로 일괄 단축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현재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면 최소 1990년이나 그 이전에 지어진 주택이 대상이다. 다만 사업추진을 하려면 재개발과 달리 ‘안전진단’이라는 절차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한마디로 아파트를 준공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튼튼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미리 검사받는 것이다.

 

재개발 사업은 사업가능연한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단독ㆍ연립 등 상대적으로 넓은 구역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준공연한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각 사업 대상지 전체 주택의 노후 도가 60~70% 이상인 조건을 만족하고 주민동의율, 호수밀도 등 기타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할 경우 재개발이 추진된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은 핵심 노른자 입지에서 추진되는 경우가 많고 주거 환경이 확 바뀌며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측면에서 기대감 이 높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1년 여간 주택시장을 들썩이게 한 것도 재건축ㆍ재개발 정비사업지였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조합원들 간 분쟁이 있거나 정비계획안이 해당 광역단체의 승인을 얻지 못하는 경우 사업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재건축 부담금, 정비사업 재당첨 제한, 입주권 거래금지와 같은 외생적인 변수도 많아진 만큼 이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대지지분과 사업 규모, 대지지분 등에 따른 추가 분담금(조합원 분양가와 권리가액)도 고려해 자금계획도 잘 세워야 한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늦어지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Q.  정비사업이 늦어지는 이유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재건축 보상 등을 둘러싸고 단지 내 상가와 갈등, 조합원 간 권리 다툼, 관 할 지방자치단체의 심의 연장 등이 있습니다. 정비사업은 결국 시간이 돈 이기 때문에 이런 위험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주택시장에는 ‘몸테크’라는 말이 있다. 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집을 살 자금여력이 부족하면 오래된 낡은 아파트를 사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노리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화를 이용한 최대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속된 말로 ‘몸빵’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단어에는 언젠가 헌 아파트가 새 아파트가 되고 집값이 뛰어 결국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당장 투자할 여력이 없거나 새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서민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몸테크를 노리기도 한다. 녹물이 나오거나 외풍이 심하고 벌레가 들끓는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본인의 몸으로라도 버텨서 새 아파트를 갖고 말겠다는 씁쓸한 세태가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가능성이다. 단순히 해당 주택이 정비사업 연한(30년)이 지났다고 진행될 수 있을까?

 

전혀 아니다. 어떤 아파트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시점부터 새 아 파트 준공까지 7~10년이 걸리는 반면, 어떤 아파트는 준공된 지 40년이 지나도록 사업승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단순히 노후ㆍ불량 기준 외에도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합 갈등과 소송 등의 각종 변수들도 고려해야 서울 노른자 부위에 있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예로 들어보자. 지어진 지 38년이 된 이 아파트는 재건축 보상금을 두고 재건축조합 과 단지 내 상가와 갈등이 지속되면서 지난 2016년 사업시행인가 승 인 이후 사업이 4년 이상 사실상 올스톱되었다. 이 시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가 쏟아진 탓에 조합원 입장에서는 시간이 돈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를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서초구 최고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도 내부 소송과 건설사 갈등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 단지 대 형 평형이 속한 1ㆍ 2ㆍ 4주구는 일부 조합원이 건립 후 가구 배정에 형평성을 문제 삼아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내 승소 를 했다. 이로써 2019년 하반기 이주를 직전에 두고 사업이 모두 멈췄다.

 

만약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되면 재건축 부담금은 물론 사업을 거의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지 내 부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도 소송 중이다. 옆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겪으면서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외에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은마아파트, 여의도 시범 아파트도 4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지만 랜드마크 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갈등을 겪으며 사업이 사실상 멈춰서 있다. 서울 재개발 최대어인 용산구 한남3구역도 시공사 간 과열경쟁에 제동이 걸려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위 사례를 보면 서울에서 가장 핵심 재건축ㆍ재개발에 투자했다고 해도 새 아파트를 얻기는커녕 자금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서초구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재건축 성공사례다. 물론 이 아파트도 18년 동안 사업이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조합원이 똘똘 뭉쳐 2013년 사업을 개시한 이후 도시계획심의부터 입주까지의 사업을 4년 8개월 만에 완료했다. 지난 2019년 이 단지는 서울에서 최초로 실거래가 기준 평당(3.3m2) 1억원을 돌파하며 황제 아파트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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