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가 불러온 나비효과, 집이 가진 의미와 가능성을 넓히다

이른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장기화된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을 견디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홈콕족’의 증가와 새롭게 진화한 ‘셀프 인테리어 붐’이다.

사회적 불안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회귀하게 만들었고, 늘어난 잉여 시간을 슬기롭게 활용하려는 관심이 자연스레 발현된 것이다. 집은 분명 최고의 휴식공간이지만, 휴식 너머의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쁜 일상에 치여 주거공간이 주는 다채로움을 한정적으로만 경험해본 우리들은 비로소 집의 의미를 새롭게 확인하고 있다. 생활 반경은 그대로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마음 반경을 넓힐 수 있는 방법,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셀프 인테리어’를 알아보자.

시대의 부름을 받은 셀프 인테리어 트렌드

취향 따라 진화하는 우리 집 풍경

셀프 인테리어의 개념은 전등, 커튼 교체 등에 머물렀던 시절을 건너 벽지, 욕실 타일, 주방 인테리어까지 그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어 왔다. 전문가만의 영역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다소 난이도 있는 인테리어에도 손쉽게 도전할 수 있는 키트와 기술의 공유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은 더 이상 손때 묻은 생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에 머물지 않게 되었다. 외출과 여행에 제약이 더해지는 오늘날, 홈 인테리어는 나만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방법이자 가장 근사한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평소처럼 아늑한 휴식을 취하면서도 집안 한 켠에서 홈카페, 홈바, 홈시네마, 홈갤러리, 홈캠핑 등 독립적인 공간을 탄생시키는 것이 바로 ‘요즘 시대 셀프 인테리어’인 셈. 각양각색 집 활용법을 통해 나만의 취향을 구체화시킬 셀프 인테리어를 만나보자.

우리들의 집 활용법 Case 1.

연중무휴 24시간 오픈, 홈카페 & 홈바

재택근무와 비대면 강의가 자아낸 새로운 풍경. 바로 습관처럼 방문하던 커피숍을 집 안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즐겨 마시던 커피를 집에서도 구현하는 이른바 ‘홈카페족’들의 카페는 바깥의 그것보다 훨씬 더 근사한 모양새로 집 안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평범한 우리 집을 나만의 홈카페로 변신시키는 일은 어렵지 않다. 주방 한쪽에 그릇 수납장이나 콘솔을 놓고 커피머신, 미니 오븐 등을 진열하면 빈티지한 카페 공간이 된다. 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주고 싶다면 주방의 상부장을 제거하고 원목 선반을 달아 선반 위에 커피머신, 커피그라인더 등을 올려둘 것을 권장한다. 전문가들은 작은 주방 공간을 커피바로 활용하거나 가구와 소품의 일부를 카페 느낌이 풍기는 아이템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하고 있으니, 기존 공간의 크기에 지나치게 구애받지 말 것.

낮에는 홈카페로 평온한 오후를 즐겼다면, 밤에는 홈바로 변하는 게 인지상정! 각종 대중매체에서 등장했던 '홈바' 오픈에 도전해보는 주거인들이 속속들이 늘어나고 있다. 홈카페와 같은 구조를 유지하되, 해가 지면 돋보이는 조명 정도만 취향 따라 더해 보자. 클래식한 디자인의 빈티지 탁상 조명, 유니크한 느낌의 벽걸이형 네온사인 조명이 큰 인기라고. 여기에 주류와 즉각적으로 세팅할 수 있는 간단한 안주 메뉴로 테이블을 재정비한다면 깊은 밤, 나만의 아지트와 같은 아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집 활용법 Case 2.

오직 나만을 위한 전시장, 홈갤러리

이제 미술 작품의 감상이나 소장은 더 이상 고급 취미가 아니다. 그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며, 꼭 투자 목적이 아니더라도 나만의 감성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그것만으로 얼마든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전시의 규모와 상관없이 갤러리의 방문도 조심스럽기만 한 시기. 집 안을 갤러리로 바꾸는 방법으로 손쉽게 셀프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이들이 있다. 그림은 셀프 인테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나만의 ‘홈갤러리’를 완성시키는 데에는 번거로운 작업이나 과정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도 심플하다. 그림 몇 점이면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시시때때로 집 안을 근사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그림과 함께 하는 셀프 인테리어의 최대 장점 아닐까.

허전한 벽이나 바닥, 또는 테이블 위에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풍경을 더해 보자.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을 달리 바라보게 하는 힘은 스스로의 취향을 바로 보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집 활용법 Case 3.

세상에서 가장 편한 극장, 홈시네마

‘홈시네마’는 많은 이들에게 ‘홈카페’ 못지않은 로망을 불러일으키며 셀프 인테리어계의 떠오르는 인기 콘셉트로 자리 잡았다. 홈시네마 스타일은 극장 방문이 조심스러운 시국에 영화광들의 애타는 마음은 물론, 평소 영화관에만 가면 주변 관람객들의 작은 움직임이나 매너 없는 행동에 예민해졌던 이들의 수고로움까지 모두 달래줄 인테리어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스크린 설치를 위해 천장에 구멍을 뚫는 등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작업이 필수였지만, 요즘은 작은 빔프로젝터 하나만 있다면 집 한쪽 벽면을 곧장 영화관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휴대가 간편하고 가성비 높은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어 앞으로도 ‘홈시네마’를 애용하는 주거인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늘 눕던 이부자리 근처에 덩그러니 홈시어터만 놓을 수 없을 터.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앉고 싶은 자세로 마음껏 바꿔가며 감상할 수 있도록 편안함과 분위기를 살리는 아이템은 필수다. 등받이 소파나 부드러운 쿠션, 적당한 사이즈의 러그와 테이블과 함께라면 프라이빗하면서도 아늑한 극장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우리들의 집 활용법 Case 4.

매일매일의 기록, 홈스튜디오

셀프 인테리어는 완제품을 주문해 조립과 설치만 해도 큰 성취감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페인팅부터 현관 가벽 세우기 등 전문적인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이들까지도 늘어나면서 심지어는 집을 스튜디오처럼 꾸며 기념 촬영을 하는 ‘셀프 촬영’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아이의 탄생이나 가족의 생일, 친구‧연인 사이의 기념일 등 각종 이벤트 이슈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뜻 스튜디오를 대여하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자 집에 머무는 시간을 적극 활용해 셀프 촬영으로 자유롭게 축하하는 분위기가 새로이 형성된 것이다.

화려한 장식의 파티션을 비롯한 각종 파티 용품과 직접 만든 이니셜 쿠션 등 정성이 더해진 손길을 거치고 나면 전문 스튜디오 못지않은 콘셉트 있는 사진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고. 특히 아이와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고 싶은 가족들이라면 가족 구성원 모두의 건강도 챙기고 남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셀프 스튜디오 꾸미기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우리들의 집 활용법 Case 5.

여전히 바깥이 고픈 당신을 위한, 홈캠핑 & 홈가드닝

셀프 인테리어의 한계는 없다! 각종 여가 및 오락시설을 내 취향에 꼭 맞게 옮겨 놓았다면 ‘홈캠핑’으로 시선을 옮길 차례다. 홈캠핑을 통해 우리는 익숙한 거실과 주방에서 벗어나, 베란다나 옥상의 가능성도 재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집 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텐트나 접이식 캠핑체어, 가스버너 제품 등의 매출이 늘어났다는 업계의 보고가 있을 정도라고.

그동안 ‘어머니’들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홈가드닝’도 홈캠핑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좋은 장치가 된다. 각종 식물과 실내텃밭을 통해 집콕생활의 답답함을 위로 받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추, 허브, 방울토마토 등은 기르기 쉬우면서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안겨다준다. 창가를 푸르게 장식하는 이파리와 풀내음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다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싱그럽게 어루만져 줄 것이다.